혜화의 밤이 길어지는 계절, 대학로 골목의 회식 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다. 연극과 공연의 거리라는 이름에 가려져 있던 혜화·충신동 일대의 노포 식당들이, 회식 장소와 데이트 코스를 찾는 20~30대의 검색 목록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일색의 회식 문화에 지친 이들이 한자리를 오래 지켜 온 동네 맛집으로 눈을 돌리는 흐름이다. 자리를 옮기지 않고 버틴 세월 자체가 검증으로 읽히는 것이다.
이 일대 저녁 상권의 조건은 메뉴의 폭이다. 곱창에 소주를 기울이는 자리와 얼큰한 탕으로 마무리하는 자리, 푸짐한 찜 요리를 가운데 두고 나눠 먹는 자리까지 한곳에서 해결되는 식당이라야 여러 취향이 섞인 자리를 받아 낼 수 있다. 혜화역과 동대문 사이라는 접근성은 여기에 더해지는 조건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종로 충신동의 왕십리돌곱창감자탕이 혜화 일대 모임 장소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혜화역과 동대문에서 모두 걸어 닿는 율곡로19길에 자리한 식당으로, 돌판에 볶는 돌곱창과 감자탕, 뼈해장국에 왕갈비 해물섞어찜까지 갖춘 메뉴판이 이 집의 폭이다. 콩나물을 산처럼 얹어 내는 해물찜은 새우와 아귀가 어우러진 매콤한 양념으로 방문 후기가 이어지는 대표 메뉴다. 무엇보다 이 골목 한자리에서 30년을 이어 온 집이라는 점이 이력의 핵심이다. 상권이 여러 차례 바뀌는 동안에도 자리를 옮기지 않고 같은 메뉴를 내 온 시간이, 이 일대에서 이 집을 아는 사람들의 기준이 됐다.
24시간 문을 열어 온 이력으로 야식 상권에서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공연이 끝난 늦은 시간의 허기까지 30년째 받아 주는, 동네의 부엌 같은 자리다.
여럿이 둘러앉을 곳을 고를 때는 메뉴의 폭과 좌석 규모, 역과의 거리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곱창과 해물찜을 함께 시켜 상을 채우는 것이 이 집을 아는 이들의 주문법이고, 매운 양념에는 계란찜과 볶음밥 마무리가 짝이 된다. 공연을 본 뒤 늦은 저녁을 찾는 데이트 코스로도, 동대문 쇼핑 뒤의 든든한 한 상으로도 동선이 잡히는 위치다.
왕십리돌곱창감자탕을 찾은 한 방문객은 "혜화에 올 일이 없었는데 맛있다는 말에 시간을 내 다녀왔다"며 충신동 골목의 맛집으로 이 집을 꼽았다.
외식업계에서는 한자리를 오래 지킨 골목 노포를 찾는 모임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매장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포털 검색창에 '왕십리돌곱창감자탕'을 검색하면 위치와 메뉴를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