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의계약 의혹의 핵심은 ‘계약 사실’이 아니라 ‘계약 과정’이다.
보령시 민원보좌관 K씨를 둘러싼 수의계약 및 인사청탁 관련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K씨가 관련 주장을 부인하고 형사고소에 나섰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최초 문제 제기에서는 특정 업체가 보령시 및 산하기관과 반복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취지의 주장이 제기됐다. 여기에 계약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이 행사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 제기도 함께 나왔다.
그러나 특정 업체와 계약이 반복됐다는 사실만으로 특혜계약이나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실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면 계약별로 객관적인 자료를 대조해야 한다.
우선 확인 대상은 계약 체결 시점과 금액, 계약 방식, 수의계약 사유, 발주 및 업체 선정 과정, 관련 부서의 검토 내용, 결재 절차 등이다.
수의계약이었다면 해당 계약이 당시 적용되는 관련 법령과 행정규정상 요건에 해당했는지도 개별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K씨가 실제 계약 업무에 관여할 수 있는 직위나 권한을 갖고 있었는지, 공식적인 업무 범위를 넘어 계약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객관적인 자료가 있는지도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K씨는 특정 업체 수의계약 비리와 인사청탁 등의 주장이 허위라는 취지로 반박하면서 계약 관련 행정절차가 보령시 회계 관련 부서를 통해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역시 주장만으로 사실관계를 확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K씨의 반박이 실제 행정기록과 부합하는지는 계약서와 관련 결재자료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확인할 문제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가장 정확한 접근은 어느 한쪽의 주장을 사실로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장과 확인된 사실을 분리하는 것이다.
계약자료에서 확인되는 사실, 당사자가 제시하는 설명, 아직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의혹을 각각 구분해야 불필요한 확대해석을 막을 수 있다.
또한 계약 과정에서 행정상 문제가 있었는지를 판단할 때는 결과만으로 판단해서도 안 된다.
특정 업체가 계약을 수주했다는 결과와 그 업체가 어떤 절차를 거쳐 선정됐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국 수의계약 논란의 핵심은 특정 업체가 계약을 체결했느냐가 아니라 왜 해당 업체와 어떤 법적·행정적 근거로 계약했으며, 그 과정에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느냐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