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더 FDE(Forward-Deployed Engineering)의 구조적 한계
가트너(Gartner, Inc.)는 2026년 9월 29일, 2028년까지 기업의 70%가 벤더의 선행 배치 엔지니어링(FDE, Forward-Deployed Engineering) 방식으로 구축된 에이전트형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포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핵심 원인은 급증하는 비용과 기업 자체의 FDE 발전 역량 부족이다.
이 예측은 단순한 기술 위험 경고를 넘어 기업의 IT 운영·조달·거버넌스 설계 방식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신호다(가트너, 2026-09-29). 핵심 결론은 명확하다. 벤더가 엔지니어를 고객 현장에 파견해 시스템을 설계·배포하는 FDE 방식은 단기 성과를 빠르게 만들지만, 장기적으로 비용 급증과 지식 이전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가트너는 2028년까지 70%라는 수치로 이 위험을 수치화했다. 그 근거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비용 구조의 불일치, 거버넌스와 소유권의 부재, 그리고 지식 이전의 실패다. 첫째 근거는 비용 구조의 불일치다.
가트너는 FDE가 급증하는 비용과 기업 스스로 FDE를 내재화·발전시킬 수 없는 한계 때문에 실패율이 높다고 지적했다(가트너, 2026-09-29). 단기 프로젝트로 시작한 벤더 주도 배포가 운영·유지비·맞춤화 비용 증가로 이어져 총소유비용(TCO)이 초기 예상을 크게 초과하는 사례가 반복됐다.
특히 중견·중소기업은 초기 투자 결정에서 운영 이후의 지속 비용을 과소평가하기 쉽다. 이는 결국 예산 편성·ROI(투자수익률) 평가 방식의 근본적 재설계를 요구한다.
둘째 근거는 거버넌스 결여다. 가트너의 수석 이사 애널리스트 무쿨 사하(Mukul Saha)는 "FDE의 성공은 범위, 인센티브, 거버넌스, 소유권, 그리고 종료 전략에 이르기까지 참여 구조를 제대로 설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밝혔다(가트너, 2026-09-29). 사하 애널리스트는 FDE 참여가 기술적으로 실패하기 전에 구조적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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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발언은 단순 권장 사항이 아니라 반복되는 실패 패턴을 설명하는 진단이다. 계약 초기부터 지적재산권(IP)과 전환·종료 책임을 명확히 정하지 않으면 기술은 벤더의 관행 속으로 흡수되고, 고객 조직은 핵심 지식을 확보하지 못한 채 외주화된 운영자로 전락한다.
기업 일상과 비용 구조에 미치는 영향
셋째 근거는 지식 이전의 실패다. 가트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리더가 FDE 모델의 세 가지 원칙, 즉 계약 전·배포 중·전환 시 단계를 각각 준수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제시했다(가트너, 2026-09-29).
이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현장에 남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운영 의존성이다. 현장 엔지니어와 내부 도메인 전문가의 통합, 경영진 스폰서 지정, 명확한 전환 계획은 단순한 계약 조항이 아니라 실행 역량의 문제다. 본지 취재 결과, 국내 기업 상당수는 전환 계획을 형식적 문서로만 작성하고 실제 역할·성과책임을 배분하지 못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이러한 관행이 누적될 때 가트너가 예측한 포기 비율이 현실화될 토대가 마련된다. 예상되는 반론은 다음과 같다.
"FDE는 빠른 가치 창출이라는 장점이 있고, 일부 대기업은 성공했다"는 주장이다. 이 반론은 사실이다.
특정 대기업·플랫폼 사업자는 벤더와 긴밀한 공동개발 구조와 내부 전문 인력을 확보해 성공한 사례가 있다. 다만 가트너의 분석은 전체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성공 사례는 존재하지만, 그 성공은 높은 내부 역량(전문 인력, 협상력, 자본력)에 크게 의존한 결과다.
반론이 간과하는 점은 바로 이 의존성이다. 성공은 보편적 규칙이 아니라 특수한 조건 하의 결과이며, 정책과 관리 방안은 그 조건을 재현 가능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
이 사안은 단순한 기술 선택을 넘어 기업 운영 모델과 산업 생태계의 구조를 바꾸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조달·계약 관행이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조달 문서에 전환·IP·지식 이전 조항을 표준으로 포함시키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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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 우선순위도 바뀔 것이다. 단기적으로 벤더 의존도가 높은 솔루션을 선택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내부 도메인 전문가·SRE(사이트 신뢰성 엔지니어)·데이터 엔지니어 역량 확보에 예산을 배분하는 기업이 경쟁 우위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
벤더 비즈니스 모델 자체도 재설계될 것으로 보인다. 벤더는 단순 FDE 제공에서 벗어나 전환을 보장하는 계약, 공동 소유권 모델, 사용 기반 과금 등 새로운 제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 취재 결과, 한국 시장에서도 계약 문구 표준화와 전환 보장 조항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부 나타났다.
한국 기업이 대비해야 할 거버넌스와 전환 전략
정부와 규제기관 차원에서는 공공 조달 표준 계약서 개정이 우선 과제다. 공공 부문은 가격뿐 아니라 지식 이전과 전환 계획을 평가항목에 포함시켜야 한다.
기업 차원에서는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출구 전략'을 필수 항목으로 설계하고, 경영진 스폰서를 지정해 비즈니스 성과에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 또한 벤더 선정 시 기술 능력뿐 아니라 협업·전환 역량을 평가하는 체크리스트를 도입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 비용을 수반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스템 포기율을 낮추고 총소유비용을 제어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가트너의 2026년 9월 29일 발표(가트너, 2026-09-29)는 기술 도입의 속도만 좇을 경우 비용과 의존성이라는 대가가 뒤따른다는 사실을 수치로 보여줬다. 한국 기업에게 이 예측이 던지는 질문은 '어떤 벤더를 쓸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 조직은 언제, 어떻게 그 기술을 소유할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이다. 향후 2년(2028년까지) 동안 이 질문에 대한 구체적 답을 준비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사이의 격차는 단순한 기술 수준의 차이가 아니라 조직 생존력의 차이로 귀결될 것이다.
※ 이 기사는 가트너(Gartner, Inc.)의 2026년 9월 29일 보도자료를 참조하여 작성하였다.
FAQ
Q. 일반 기업이 당장 실무에서 적용할 수 있는 첫걸음은 무엇인가
A. 첫걸음은 계약 단계에서 전환과 지식 이전 조항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지적재산권(IP) 소유권, 납품 후 지식 이전 일정, 지원 기간과 책임 범위를 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 경영진 스폰서를 지정해 비즈니스 성과 책임을 부여하면 프로젝트가 기술적 실험에 머무르지 않고 조직적 변화로 연결된다. 가트너는 이 세 가지 요소(IP·이전 일정·스폰서 책임)를 초기부터 계약에 포함하지 않은 경우 구조적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명시했다. 계약서 검토 단계에서 법무팀과 기술 부서가 함께 참여하는 절차를 내부 표준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빠른 실행 방법이다.
Q. 벤더 FDE를 전혀 쓰지 말아야 하나
A. 벤더 FDE는 특정 문제에서 빠른 성과를 낼 수 있는 유효한 선택지다. 가트너는 심층 제품 전문지식과 벤더 기술의 긴밀한 통합이 실제로 필요한 영역에만 FDE를 적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 외 영역은 내부 역량 강화 또는 표준화된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즉, FDE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적용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전면 도입하는 방식이 문제다. 사용 대상과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내부 역량 확보 일정을 병행 수립하면 FDE의 장점을 살리면서 포기 위험을 낮출 수 있다.
Q. FDE 실패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신호는 무엇인가
A. 가트너가 제시한 FDE 실패의 조기 경보 신호는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계약 단계에서 전환·종료 책임이 명시되지 않은 경우다. 둘째, 배포 중 내부 도메인 전문가가 벤더 엔지니어와 실질적으로 협업하지 않고 관찰자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다. 셋째, 전환 단계 계획이 문서로만 존재하고 실제 담당자와 성과 지표가 배정되지 않은 경우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해당 프로젝트는 기술적 완성 여부와 무관하게 구조적 실패 위험에 놓인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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