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방배동 니즈스튜디오 김유진 디렉터, 일상에 ‘작은 쉼표’를 선물하다…식물과 세라믹, 작가의 이야기가 머무는 라이프스타일 공간

골목의 조용한 풍경 속에서 발견하는 특별함…반려식물부터 핸드메이드 세라믹, 선물용품까지 ‘천천히 오래 곁에 두는 것’에 집중

▲ 서초구 방배동 '니즈스튜디오' (대표 김유진 디렉터)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지는 시대다. 출근길에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업무가 끝난 뒤에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다음 일정을 준비한다. 하루를 온전히 멈춰 서서 주변을 바라볼 여유를 갖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런 일상의 흐름 한가운데서 잠시 속도를 늦추게 만드는 공간이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골목에 자리한 니즈스튜디오다.

 

관광객이 몰리는 번화가나 유명 상권이 아닌 방배동 골목을 선택한 것부터 니즈스튜디오가 추구하는 방향을 엿볼 수 있다. 화려한 상업공간보다는 동네의 일상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사람들이 편하게 들르고, 잠시 머물며, 작은 물건 하나를 통해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김유진 디렉터가 설명하는 니즈스튜디오의 출발점은 ‘니즈(Needs)’, 즉 일상에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다. 다만 단순히 소비를 위한 ‘필요’를 의미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곁에 두고 오래 바라볼 수 있으며, 일상 속에서 작은 즐거움과 여유를 만들어주는 것들을 우선순위에 두고 소개하는 것이 브랜드의 방향이다. 여기에 슬로우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철학을 더했다.

 

김유진 디렉터는 “동네 어귀에서 사람들이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다”며 “누군가는 이곳에서 편지를 쓰고, 누군가는 식물을 돌보면서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사진 = 니즈스튜디오

 

식물을 ‘반려하는 경험’까지…처음 키우는 사람도 부담 없이

 

니즈스튜디오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것 중 하나는 식물이다.

 

최근 식물을 단순한 인테리어 소품이 아닌 ‘반려식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식물을 키우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다. 니즈스튜디오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다육식물과 선인장류 등 비교적 관리가 쉬운 식물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다.

 

특히 단순히 식물을 판매하고 끝내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식물을 구입하는 고객에게는 플랜트 케어 카드와 워터링 안내 등을 함께 제공해 식물의 특성에 맞게 물을 주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식물을 처음 키우는 사람에게는 ‘죽이지 않고 잘 키울 수 있을까’라는 부담이 있다. 니즈스튜디오는 오히려 이런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다.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는 식물부터 시작해 “나도 식물을 키울 수 있구나”라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후 궁금한 점이 생기면 다시 매장을 찾아 상담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케어도 이어간다.

 

화분 역시 단순한 식물 용기가 아니다. 곡선과 비선형적인 형태, 자연 소재 등을 활용해 식물이 들어 있지 않아도 그 자체로 하나의 오브제가 될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별하고 있다. 꽃 한 송이나 작은 다발만 꽂아두어도 공간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도록 활용법까지 함께 제안한다.

 

▲ 사진 = 니즈스튜디오

 

‘그릇’이 아니라 ‘작품’으로…국내 작가와 함께 만드는 세라믹 문화

 

니즈스튜디오의 또 다른 핵심은 세라믹이다.

 

초기에는 일본 미노 지역 등 도자기로 유명한 곳에서 제작된 제품을 바잉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다양한 작가들을 만나고 시장을 살펴보면서 김 대표는 국내에도 뛰어난 감각과 개성을 가진 도예 작가들이 많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됐다.

 

문제는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과 그것을 시장에 알리는 것이 별개의 문제라는 점이다.

 

많은 국내 작가들이 제작부터 판매까지 혼자 감당하는 경우가 많고, 대량생산이 쉽지 않은 핸드메이드 제품의 특성상 충분한 규모로 성장하기도 어렵다. 니즈스튜디오는 이 지점에서 작가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개별 작가를 직접 발굴하고 컨택해 작품을 소개하고, 판매 과정에서도 어느 작가의 작품인지,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함께 설명한다. 단순히 상품을 진열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과 작가의 이야기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김유진 디렉터는 궁극적으로 니즈스튜디오가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세상에 알리는 하나의 플랫폼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좋은 작품의 가치를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것 역시 브랜딩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가진 가치가 소비자에게 조금 더 쉽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니즈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니즈스튜디오가 선호하는 제품은 공장에서 동일한 형태로 대량생산된 제품보다는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는 제품이다. 실제로 매장에 놓인 일부 세라믹 제품들은 핸드페인팅으로 완성돼 있으며,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가의 손길과 질감이 그대로 느껴진다.

 

속도와 효율이 우선시되는 자동화의 시대. 니즈스튜디오는 오히려 '친환경'과 '슬로우 라이프'라는 쉼표를 택했다.

 

이곳이 주목하는 것은 바로 사람의 손길이 깃든 핸드메이드의 가치다. 사람이 직접 빚어낸 수공예적 결을 소중히 여기며, 실제로 매장에 놓인 세라믹 제품들은 섬세한 핸드페인팅으로 완성되어 작가의 손끝이 머문 흔적과 따뜻한 온기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 사진 = 니즈스튜디오

 

나만의 속도와 기준으로 완성한 공간 '고객들에게 편안한 쉼터가 되었으면'

 

김유진 디렉터의 다양한 해외 경험도 니즈스튜디오의 독특한 감각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김유진 디렉터가 여러 나라를 오가며 마주한 풍경과 경험들은 니즈스튜디오만의 독특한 결을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 그는 해외 곳곳에서 마주한 공간과 현지 작가들의 작품, 그리고 그들의 살아가는 방식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찬찬히 흡수해 공간 속에 녹여냈다. 유행하는 특정 국가의 양식이나 유명 브랜드를 그대로 쫓지 않고, 다양한 문화에서 길어 올린 영감을 오직 '나만의 속도와 기준'으로 재조합한 것이 니즈스튜디오의 가장 큰 특징이다.

 

그렇기에 이곳을 찾은 이들은 낯설면서도 편안하고, 이국적이면서도 은은하게 스며드는 독창적인 분위기를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철학은 앞으로의 작업에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김유진 디렉터는 국내외의 경계를 두기보다 건강한 의도와 진정성을 지닌 작가들과의 협업을 폭넓게 이어갈 계획이다. 지역과 국경에 얽매이지 않고 좋은 가치를 지닌 창작자들과 호흡하며, 니즈스튜디오만의 확고한 색채를 천천히 완성해 가겠다는 생각이다.

 

▲ 사진 = 니즈스튜디오

 

자연의 온기를 담은 디자인…앞으로는 키친 라이프스타일까지

 

니즈스튜디오의 확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공간을 채우던 식물과 세라믹 오브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일상 깊숙이 스며드는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카테고리를 넓혀가고 있다. 제품군의 다각화 역시 활발하다.

 

자연 친화적인 성분을 담아낸 바디워시와 샴푸 등 데일리 워시 라인을 시작으로, 패브릭의 질감을 살린 앞치마와 의류까지 자체 브랜드(PB) 라인업을 차근차근 구축해 나가는 중이다. 초목의 식물과 정갈한 세라믹, 그리고 매일을 함께하는 생활용품이 어우러져 오직 니즈스튜디오만이 전할 수 있는 건강하고 감각적인 삶의 방식을 제안하는 것이 이들의 지향점이다.

 

디자인의 방향 역시 브랜드 철학과 맞닿아 있다. 바다에서 따뜻한 햇살을 받는 듯한 편안한 분위기를 바탕으로 자연 친화적인 소재와 색감을 활용하고, 린넨과 코튼 등 자연 소재를 중심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식물과 화분, 세라믹이 하나의 공간을 구성하고 여기에 앞치마와 키친타월, 생활용품 등이 더해지면 니즈스튜디오가 꿈꾸는 ‘라이프스타일 숍’의 모습도 더욱 선명해진다.

 

▲ 사진 = 니즈스튜디오

 

선물하고 싶은 공간…웨딩 답례품과 시즌 패키지까지

 

니즈스튜디오의 또 하나의 특징은 ‘선물 가게’라는 콘셉트다.

 

매장에 마련된 제품 상당수는 선물 패키지로 구성하기 좋으며, 최근에는 결혼식 답례품에 대한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야외 웨딩처럼 자유롭고 개성 있는 분위기를 선호하는 고객들에게 맞춤형 패키징을 제안하고 있다.

 

가격대 역시 부담을 낮췄다. 대부분의 세라믹 제품을 10만 원 안팎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작은 그릇은 2~3만 원대 제품도 준비돼 있다. ‘예쁘고 독특하지만 너무 비싸지는 않을까’라는 소비자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고객들이 작품을 직접 경험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사진 = 니즈스튜디오

 

물건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공간

 

니즈스튜디오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동네’다.

 

매장은 아직 오픈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별도의 대규모 홍보 없이도 입소문을 통해 방문객이 조금씩 늘고 있다. 무엇보다 동네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하면서 단골 고객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최근에는 한 예비 신혼부부가 니즈스튜디오에 특별한 부탁을 하기도 했다. 결혼식에서 양가 어머니가 화촉을 밝히는 대신 어린 왕자의 바오밥나무에서 영감을 얻은 식물을 들고 입장해 물을 주며 자녀의 결혼을 축복하는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물건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식물이 사람들의 특별한 순간에 함께하게 된 사례다.

 

이러한 경험은 김유진 디렉터가 처음 니즈스튜디오를 만들면서 꿈꿨던 공간의 모습과도 맞닿아 있다.

 

▲ 사진 = 니즈스튜디오

 

“구매하지 않아도 괜찮아요”…잠시 멈춰가는 공간

 

김유진 디렉터가 가장 바라는 니즈스튜디오의 모습은 의외로 ‘많이 판매하는 가게’만은 아니다.

 

그는 사람들이 매장 앞을 지나가다 식물을 바라보며 단 몇 초라도 멈추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반드시 문을 열고 들어오거나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괜찮다. 바쁜 하루 속에서 잠시 식물을 바라보고, 예쁜 화분 하나를 보고,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영업이 끝난 늦은 시간에도 발길을 멈추고 셔터를 누르게 만드는 이곳의 독보적인 분위기는, 니즈스튜디오만의 매력을 넘어 방배동 골목을 상징하는 새로운 풍경이 되었다.

 

김유진 디렉터는 앞으로도 자체 PB 상품과 직접 제작하는 제품을 늘려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니즈스튜디오만의 디자인을 더욱 명확하게 구축하고, 국내 작가들과의 협업을 넘어 해외까지 작품의 가치를 확장하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

 

더 나아가 브랜드가 성장한다면 커피나 차 등을 매개로 한 새로운 공간도 구상하고 있다. 단순히 음료를 마시기 위해 방문하는 카페가 아니라, 사람들이 쉬고 머무르며 오감을 만족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 사진 = 니즈스튜디오

 

“나에게 주는 선물, 소중한 사람에게 건네는 선물을 찾는다면”

 

니즈스튜디오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운영된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후 4시부터 오후 9시까지,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후 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연다.

 

방배동 골목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다면 한 번쯤 발걸음을 늦춰볼 만하다. 식물 하나, 화분 하나, 작은 접시 하나가 생각보다 오래 시선을 붙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유진 디렉터는 마지막으로 고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에 대해 “일상에 스스로 힐링을 주고 싶거나, 나에게 주는 선물 혹은 정말 아끼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선물을 찾는다면 니즈스튜디오에서 무조건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디서 쉽게 보지 못한 것들이 모여 있고 하나하나의 물건과 제품에 스토리가 담겨 있기 때문에 조금 더 특별하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다시 방문해 주시는 것도 감사하고,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어디선가 니즈스튜디오를 듣고 응원해 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좋은 물건은 단순히 소유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누군가의 손에서 만들어지고, 또 다른 누군가의 공간에 놓이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니즈스튜디오가 보여주고 있는 것은 바로 그 과정이다. 식물에는 돌봄의 시간이, 세라믹에는 작가의 시간이, 공간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시간이 쌓인다.

 

빠르게 소비되고 쉽게 잊히는 것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오래 바라보고 천천히 좋아할 수 있는 것을 소개하는 공간.

 

서초구 방배동의 작은 골목에서 시작한 니즈스튜디오가 ‘필요한 것’을 넘어 ‘곁에 두고 싶은 것’을 발견하는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니즈스튜디오

매장주소: 서울 서초구 방배동 2144 1층 NEEDZ

인스타그램: @needz_studio 

컨텍 이메일: needz_studio@naver.com 

전화번호: 010-5814-2144

작성 2026.10.02 00:15 수정 2026.10.02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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