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김서린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월 5일 일본 담배기업 재팬토바코인터내셔널(JTI)의 러시아 사업을 국가 통제 아래로 옮기는 대통령령을 내렸다. 유로뉴스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사업은 국가 연계 지주회사인 AO 프로미슐렌니예 악티비로 이관된다. 대상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로스토프나도누, 리페츠크주, 레닌그라드주에 있는 JTI 공장이 포함된다.
JTI는 러시아에서 약 40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현지 궐련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는 러시아 최대 담배 제조업체다. 러시아에서 판매하는 제품에는 윈스턴과 카멜, 글래머, LD, 소브라니 등 국제 브랜드와 표트르 1세, 루스키 스틸, 돈스코이 타바크 등 현지 브랜드가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JTI는 1999년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고, 2018년에는 현지 생산업체 돈스코이 타바크를 인수했다. 2025년 11월 갱신된 회사 소개 자료에 따르면 JT그룹이 20년 넘게 러시아 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46억 달러다. 회사는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뒤에도 러시아에서 철수하지 않았지만, 현지 생산과 마케팅에 대한 신규 투자는 중단했다.
이번에 적용된 외부관리 제도는 외국 소유주의 동의나 보상 없이 국가와 연계된 관리자를 선임해 러시아 내 자산을 운영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명목상 소유권이 누구에게 남아 있는지와 관계없이 실질적 통제권은 러시아 국가로 넘어간다.
같은 방식으로 러시아 자산이 국가 관리 아래 들어간 기업에는 스위스 식품기업 네슬레, 프랑스 유통기업 오샹과 르루아메를랭, 독일 유통기업 메트로 등이 있다. 러시아 정부는 외부관리 절차를 2022년 침공 이후 부과된 제재에 대한 대응으로 설명해 왔다. 러시아가 ‘비우호국’으로 지정한 국가의 기업에는 배당금 지급 한도와 러시아 사업 자산 매각 때 부과하는 상당한 수수료 등의 제한도 적용된다. 배당 제한은 현지에서 얻은 이익을 러시아 밖으로 옮기는 데 제약을 준다.
푸틴 대통령은 10월 1일 이 제도가 해외 러시아 자산의 향후 국유화 가능성에 맞서 보복 조치를 준비할 수단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여건이 개선되면’ 이전 소유주에게 통제권을 돌려줄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가 지난 10월 일본 홋카이도신문의 이마이 유키 기자를 간첩 혐의로 체포한 뒤 나왔다. 러시아 외무부는 일본이 기자들을 이용해 러시아 내부에서 조직적으로 정보를 수집한다고 주장했으며, 일본은 이를 부인했다. 일본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서방의 일부 대러시아 제재에도 동참한 상태다. 양국은 태평양의 지시마열도를 둘러싼 오랜 영유권 분쟁도 안고 있다.


